[서평] 유난한 도전 - 팀이 커지면 생기는 것들

2026. 4. 27. 18:05·자기계발/독서

반대 의견이 사라지는 순간

토스팀이 100명을 넘겼을 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공론장에서 이승건의 말이나 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조직은 둘로 나뉘었다. 이승건에게 직접 말을 걸 수 있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책은 이 장면을 "위험 신호"라고 표현한다. 나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잠시 책을 내려놓았다.

리더에게 반대가 줄어드는 순간이 조직의 위험 신호다.

이 한 문장이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 본 풍경처럼 느껴질 것 같아서.


처음엔 모두가 뛰었다

토스의 초기는 혼돈이었다.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 송금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8번이나 거절당했다. 페이팔로부터 국내 최초 투자를 받기까지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팀은 "다다다다 전략" 을 택했다. 천천히 하나씩 시도할 여유가 없으니, 모두 다 빠르게 실험해보자는 것이었다. 실패파티를 열어 실패를 공유하고 축하했다. 장애가 나면 괴로워하면서도, 같은 장애에 두 번 당하지 않기 위해 더 빠르고 유연한 대처법을 만들었다.

이 시기의 토스팀에게는 공통된 에너지가 있었다.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다"는 강렬한 욕망, 그리고 그것을 함께 붙들고 뛰는 사람들.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경험상 적이 없는 나이스가이는 어떤 것도 스스로 결정하는 법이 없는 무능한 사람이었다. 판을 흔들어 무언가를 바꿔보려는 혁신가는 적이 많았다."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 그것이 작은 팀이 살아남는 방식이었다.


팀이 커지면 생기는 것들

문제는 팀이 성장하면서 시작된다.

초기에는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하다.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유연하게 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팀이 어느 정도 크면,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해진다. 이 전환 과정에서 초기 팀원들이 하나둘 떠나갔다.

공론장도 달라진다. 처음엔 누구나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00명을 넘기자, 리더에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줄었다. 사소한 불만도, 반대 의견도 점차 들리지 않게 됐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하다. 리더가 조직의 실제 상태를 보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토스는 결국 팀원의 직설로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승건은 전체 앞에서 말했다. "무슨 이야기든 사소한 이야기든 직접 이야기해달라. 한 번만 더 나를 믿어달라." 그리고 C레벨을 해체하며 더 수평적인 조직으로 나아갔다.

책에는 이런 문장도 있다.

"유능한 인재의 99%는 제한 없이 신뢰받는다고 느낄 때 훨씬 더 역량을 발휘한다."


책을 덮고 나서 남은 질문들

토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지금 빠르게 실패하고 있는가, 아니면 실패를 피하고 있는가.

나는 제너럴리스트로 뛰어야 할 시기에 있는가, 스페셜리스트로 깊어져야 할 시기인가.

나는 리더에게, 혹은 팀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실제로 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불편함이, 이 책이 남긴 가장 솔직한 흔적인 것 같다.


정답보다 중요한 것

토스가 모든 문제를 멋지게 풀어낸 건 아니다. 100명의 벽에서 흔들렸고, 야수성을 잃어버린 시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승건은 기회가 될 때마다 동료들에게 같은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우리는 미친 것처럼 보이는 꿈을 꾸지만 결국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낼 것이다."

뒷말은 생략한 채였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죽을 테니까."

팀이 커지면 생기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만큼 사라지는 것들도 있다. 이 책은 그 사라지는 것들에 이름을 붙여준다. 이름을 알면, 적어도 잃어버리고 있다는 걸 알아챌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이유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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