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2학기를 마친 직후, 2023년도 겨울방학 현장실습으로 Sendy에서 근무하게 된지 20일이 다 되어간다. 입사 일주일부터 회고를 쓰자고 계속해서 마음만 먹다가 어느덧 20일째이다. 오늘이야말로 회고를 적어보고자 한다.
첫 출근부터 이틀차
입사 첫 날은 특별한 것은 없었다. 긴장되었지만 인턴 동기가 3명이었어서 심리적 압박도 적었다. 첫 날은 CEO님에게 "센디라는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스타트업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센디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면접을 보기 전에 뉴스기사를 잠깐 본 것이 전부였기에 CEO님의 사업 소개가 굉장히 열정적이고 마음에 끌린 것 같다. 점심을 먹은 이후, 사내 팀들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나눈 후 CTO님에게 현장실습 일정과 사내 교육, 사내시설 이용사항 등을 전달받았다. 스테이징 환경에서 센디의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보며 실서비스의 흐름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내가 개선한다면 어떻게 할 건지, 추가하고 싶은 기능이 있다면 무엇인지 등을 상세히 파악해야 하는 Customer Journey Map(사용자 여정 지도)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까지 사용자 여정 지도를 그리고, 피드백 후 개선. CTO님과의 QnA 시간을 가지며 "센디"라는 스타트업을 조금이지만 알게 되었다.
센디를 다닌 것은 이틀 뿐이었지만, 무언가 막연하게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했던 곳에 실제로 와보니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1. 수평적 관계: 닉네임을 정하고, 서로에게 존칭을 사용한다. 또 팀원들이 굉장히 젊다.
2. 식비 지원: 인턴에게도 점심 식대를 지원해준다.
3. 부산대: 센디는 부산대 학생을 현장실습으로 뽑은 후 채용한 분이 굉장히 많다. 회사에 동기가 많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안심이 되는 기분이다.
교육
센디의 본격적인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센디를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인턴들은 여러가지 교육을 받았다. 사용자 여정 지도부터 독서 스터디, 스탠딩 회의, 파일럿 프로젝트.. 각각을 기록해본다.
독서 스터디
센디의 사내 문화로 "독서 스터디"? 같은 것이 있다. 팀 내에서 지정된 책의 지정된 범위를 읽고 그에 관해 CTO님과 이야기하고 문답하는 스터디이다. 인턴은 인턴끼리 묶여 "헬로, 스타트업"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평소 스타트업이라 하면 "혁신", "스톡옵션", "수평적 문화"라는 추상적인 단어만이 떠올랐지만, "헬로, 스타트업"을 읽으면서 이미지가 조금은 명확해졌다. 사내에서 책을 읽는 문화가 조성되어 책을 읽는 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파일럿 프로젝트: 비용계산기 클론 코딩
입사 4일차,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었다. 회사의 레거시 기술 스택에 맞추기 위해 실서비스의 일부를 클론 코딩하며 PM과 소통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과제이다. 인턴들은 각자의 직무에 맞는 파트를 수행하였고, 나의 경우 Next.js, tailwindcss, TypeScript, React-Query를 사용하여 UI와 로직을 구현해야 했다.
처음부터 클론 코딩이라 김샜지만 지나고보니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느낀 점이 많았다.
1. 디테일한 디자인 구현
나는 원래 어떤 프로젝트던 혼자 개발했었기에 디자인도 혼자서 하고, UI도 혼자서 구현했다. 그래서 디자인도 대충하는 감이 있었고 구현된 결과물의 UI/UX도 구렸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디자이너 분의 Figma 파일을 보며 PM 분에게 계속해서 디자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픽셀 좀 맞춰주세요.", "색상 회색인데, 파란색으로 바꿔주세요.", "스크롤바 애니메이션 구현 어려울까요?" PM분이 계속해서 UI의 디테일한 부분을 지적할 때마다 "내가 이렇게 UI/UX를 소홀히 했구나."를 깨달았다. 나의 생각보다 UI/UX는 중요했다. 원래는 "그까이거 그냥 눈에만 보이면 됐지" 였지만, 디자이너 분이 그렇게 디자인한 것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값을 로드할 때마다 깜빡거리는 걸 수정할 수 있나요?"라는 말에서 "사용자 경험(UX)"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2. 사수의 필요성
또한, 모르는 것을 사수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 나는 혼자 공부했고 모르는 것도 구글링이나 챗지피티를 통해서만 해결했다. 주변에 프론트를 준비하는 친구도 거의 없어서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기분이었지만.. 센디에 들어오고 나서는 모르는 것을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물어볼 수 있게 되었다. 막힌 벽이 뻥 뚫린 기분이다.
특히, 검색바를 구현할 때 input 태그의 value가 변할 때마다 서버에 관련 검색어를 요청하는 api를 날렸는데, 기술 버디(사수)가 "디바운스" 기법에 대해 알려줬다. value가 변할 떄마다 api를 요청하는 것은 서버 낭비이니, 프론트 단에서 api 요청을 최소화하는 기법이다. 혼자였다면 이런 기법이 있는지도 몰랐겠지만, 사수 덕분에 "모르는 것을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react-query, 타입 관리, 개발자 도구 사용법 등 혼자서는 알 수 없었던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2023년 12월 29일부터 2024년 1월 5일까지 일주일 간의 클론코딩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구현하며 겪었던 자세한 트러블슈팅은 다음 포스팅에서 작성할 것이다.
파일럿 프로젝트: 운송 예약 클론 코딩
2024년 1월 9일부터 현재까지 센디의 운송 예약 페이지를 클론코딩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중이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센디의 기술 핏에 더 깊이 맞추기 위한 과제이다. 클론코딩하는 것은 이전 과제와 똑같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운송 예약 페이지는 인턴 4명이서 온전한 하나의 서비스로 구축해야 하는 것이었다.
인턴은 우연찮게도 프론트엔드 1명, 백엔드 2명, ML 1명으로 구성되어 팀을 꾸리기 아주 좋았다. 문제는 프론트엔드에서 구현해야 할 사항이 정말 많았다. 자신감있게 일주일 안에 끝내겠다고 했지만.. 타입 에러나 상태 로직 설정한다고 시간을 많이 허비해버렸다. 마감 기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가 이것 밖에 안 됐나 화가 나기도 한다. 내일은 반드시 UI 구현을 마치고 모레부터는 기능 테스트에 들어가야겠다.
입사 후 20일차의 감정
현재 2024년 1월 15일 오전 1시 30분. 9시 출근을 앞두고 회고를 작성하는 중이다. 나는 센디에 출근하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고, 맛있는 밥도 먹고,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 있고,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특히 팀원 분들도 회사를 즐겁게 다니는 것이 보인다. 서로 닉네임으로 부르면서 존칭을 사용하고, 팀원 분들도 인턴을 존중해준다. 물론 나는 인턴이라 아직 업무의 근처도 못 가봤고, 근무 시간에 과제나 수행하면서 스스로의 공부나 하고 있으니 업무의 고됨을 알지도 못한다. 그래도 이곳에서는 정말 재밌게 개발을 할 수가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업무 경험에 대한 욕심은 있다. 현장 경험을 하고 싶어서 현장체험 인턴을 신청했으니까. 그래도 2달 있다가 나갈 인턴에게 레거시 코드를 공개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다고는 생각한다. 현장체험 연장도 꽤 고려하고 있는 중이지만, 남아있는 교양 수업이 걸린다. 이건 다음 학기 수강시즌이 되어봐야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과제를 빨리 끝내고 업무를 조금이라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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