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졸업과제

[졸과] 기획에서 막혔다.

KimCookieYa 2024. 4. 13. 02:05

배경

 우리 졸업과제의 메인은 2가지이다. zk-proof와 DID 기술을 활용한 사용자의 신원을 증명하는 "프로토콜"과 해당 프로토콜의 적절한 유스케이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이다. 최종보고서 제출을 2달 앞둔 현재, 프로토콜 부분의 구현은 거의 완료되었고 프로토콜을 적절히 활용한 실제 서비스의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 단계에 들어갔다. 그리고.. 여러모로 골치를 썩고 있다.

 

초기 기획 - 열품타

 초기에는 "어차피 졸업과제에서 중요한 건 프로토콜이니까 유스케이스는 적당한걸 보여줘도 될 것 같아. 적당히 만들자!" 였다. 그래서 부산대생임을 인증한 익명의 사람들끼리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무엇이 적합할까 고민한 결과, "열품타"가 선정되었다. 프로토콜 인증 로직을 거친 사용자는 "부산대학교"의 "특정 학과"에 소속된 학생임은 증명할 수 있지만, 본인의 "신원"은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특정 학과의 익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기 좋은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열품타를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재밌게 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 에타 같은 대학생 커뮤니티에서 훌리건들(특정 학과인척 하는 타과생)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이를 프로토콜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시되었다.

- 그러나 절대적인 익명성을 가진 커뮤니티는 당연하게도 구현되어선 안 될거라 판단했다.(욕설, 19, 인터넷의 음지...)

- 그렇다면 아예 사용자 상호작용의 선택지를 제한하면 어떨까?

- 공부시간만 기록하는 열품타 같은 경우 익명성이 보장되어도 나쁜 짓을 할 게 없다.

 

 "열품타"는 특정 그룹을 만들고 그룹 내에서 서로 공부 시간을 기록하는 앱이다. 이를 학과별로 공부 시간을 경쟁하게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이를 초기 기획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고나서 다시 회의해보니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시되었다. 외부 대회에 갔다온 팀원이 기획을 공유했다가 들은 조언도 한 몫했다.

 

- 공부시간을 익명으로 인증하고 싶어할까?

- 사람은 나쁜 일은 숨기고 싶어하고, 좋은 일은 공개하고 싶어한다.

- 공부시간을 기록하는 데에 익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 차라리 투표가 나을 것 같기도 한데, 이건 기존 서비스(zkVoting)가 존재한다.

-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해선 안 될 것 같다.

 

 

 

다른 아이디어들

- 절대적인 익명성을 보장하는 블라인드: 블라인드는 자체적인 알고리즘으로 익명성을 보장한다고 하는데.. 어떤 알고리즘인지 공개가 안되서 신뢰가 가지 않는 것 같다. 이걸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제시했다.

- 익명 고민상담소: 고민상담이라는 도메인으로 사용자의 선택지를 제한한다. 커피챗처럼 고민이 있는 익명의 누군가가 특정 분야의 권위자에게 일정 비용을 제공하고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상담해줄 권위자 유저의 확보를 어떻게 할지.. 적절치 않은 게시물은 AI 필터링을 할 수 있다.

- 익명 설문조사: zkVoting과 유사하게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누구나 설문조사를 올릴 수 있고 익명으로 설문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zk를 사용해서 특정 정보(학과, 나이, 성별 등)를 드러내게 함으로써 설문조사의 통계로써 사용하게 할 수 있다.

- 학과별 대항전 게임: 열품타랑 유사한데, 도메인을 게임으로 가져갔다. 익명의 같은 학과사람들끼리 뭉쳐서 학과 랭킹 점수를 높이는 것이 게임의 목표이다. "굳이 익명으로 게임을 해야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남았다.

 

조교님에게 드린 질문
조교님의 피드백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각각의 이유로 기각되었다. 프로토콜은 잘 만들었는데 이를 활용할만한 유스케이스를 생각해내기가 참 힘들다. 퇴근하자마자 모여서 회의하며 머리를 짜냈지만.. 그렇다. 그러다 산책을 하다가 데이팅앱이 제안됐다. 오늘은 여태까지 제시된 아이디어들에 대해 졸업과제 담당 조교님에게 피드백을 듣었다. 내일 회의에서는 진짜 기획을 끝내야 한다. 최종보고서 제출이 5월말이라서 최대한 빨리 구현에 들어가야 하는데 기획에서 발목이 잡혔다ㅠ

 

 사실 크래프톤 정글에서도 기획이 가장 오래 걸렸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긴 하다. 경험적으로 이럴 때는... 그냥 계속해서 뭐라도 던져보면서 머리를 굴려보는 수 밖에 없다. 시장을 리서치하는 것도 좋고, 뭐든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내일도 화이팅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