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2023 연말 회고 - 빌드업

KimCookieYa 2023. 12. 31. 22:25

2023년을 마치며 한 해를 되돌아보는 회고를 작성하고자 한다. 올해는 특히 많은 일을 겪고 여러가지를 이루었다. 2023년을 발판삼아 2024년에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기록해본다.

나에게 2023년은 "빌드업"의 해였다. 그동안의 노력들이 완전히 꽃 피운 것은 아니지만, 착실히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 지름길 따위 없이 한 계단 한 계단 착실히 밟아오르고 있다. 아래는 내가 밟아온 계단의 흔적들이다.
 

  1. 크래프톤 정글 2기 수료
  2. React로의 진로 선택
  3. 4학년 1학기 수료
  4. 5해커톤, 1수상
  5. 겨울방학 현장실습 인턴 선발

 

1. 크래프톤 정글 2기 수료

 
2023년 4월 1일부터 2023년 8월 17일까지 138일간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에서 "크래프톤 정글 2기 과정"을 진행하고 수료하였다. 크래프톤 정글 과정은 프레임워크와 같이 기술 중심의 부트캠프와 달리,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컴퓨터공학 기초 지식에 집중하여 기초가 튼튼한 IT인재를 양성하려는 목적을 가진 교육기관이다.
 
기초적인 CS를 배우는 곳에 전공자가 입소한 것이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기존에 습득한 CS를 복습하여 기초를 다지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본 목적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학교를 다닐 때에는, 전공과는 관계없는 교양 수업, 취미 목적의 동아리, 불필요하게 긴 통학 시간 등이 나에게 "개발"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도록 막는 요인이었다. 이렇게 집중하지도 못한 채로 학기를 낭비할 바에는 아예 휴학을 하고 부트캠프를 다녀오자고 생각한 찰나, 마침 숙식형 몰입 부트캠프인 크래프톤 정글의 포스터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다.
 
크래프톤 정글에서의 5개월은 충실한 시간이었다. 크정에 지원할 당시 SW마에스트로에도 지원했다가 탈락했는데,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SW마에스트로에 탈락해서 다행이었다. 당시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프레임워크 사용법, 프로젝트 경험이 아니라 완전한 몰입 환경이었다. 외부 세계와의 차단으로 자료구조, 알고리즘, 네트워크, 운영체제와 같은 CS를 온전히 집중하며 복습할 수 있었다.
 
다만 마지막 한 달 동안 수행한 팀프로젝트 "나만무(나만의 무기 갖기)"를 돌이켜보면 엉망진창이었다.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프론트엔드를 혼자 하겠다고 했고, 그 결과 UI 구현과 로직 구현에 버벅이며 버그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발표 당일 크래프톤 사옥에서 시연 도중 게임이 도중에 멈추었다. 팀원의 재치로 웃어넘겼지만, 나에게는 아직까지도 부끄러운 기억의 하나이다. 대신 팀원들과는 꽤나 재미있게 개발했었다. 아이디어 기획안이 몇 번이고 엎어질 때마다 다들 포기하지 않고 머리를 맞대며 고민했다. 기왕 하는 거 재밌게 해보자는 팀원의 말에 정말 즐겁게 코딩했던 것 같다.
 
크정에서 실질적으로 배웠던 것은 CS 지식과 React 사용법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몰입했던 경험"과 "몰입하는 방법", 그리고 "동료들"이다. 당시 크정에서 숙식하며 48시간을 날밤을 새며 버그에 대응한 기억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서,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개의치않게 해준다. 또한 거의 매일 TIL을 작성하며 작문력을 키웠고 이는 현재 회고를 작성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2기 블루반 동료들을 얻을 수 있었다. 학부에서는 진지하게 개발에 임하는 친구가 몇 없었다. 그러나 크정에는 모두가 개발에 뜻을 두고 열심히 배우고자 찾아왔다. 이런 사람들 속에서 나도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는 수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2. React로의 진로 선택

 
크래프톤 정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React로의 진로를 결정했다. 작년까지 나는 "전공자가 무슨 프론트야? 가오가 있지"라는 알량한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만무 프로젝트에서 비동기 처리, 복잡한 로직에서의 상태 관리, 복잡한 UI 구현, 각종 버그 처리를 경험하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깊이 팔수록 무궁무진한 프론트엔드의 세계에 발을 내민 것이었다!
 
크래프톤 수료 이후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 MailBadara
  • AID 동아리 홈페이지 리뉴얼 프로젝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너무 재밌었다. 하루하루 모르는 것을 배우고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버그가 터지는 부분은 빠르게 대응하고. 특히 MailBadara(메일받아라) 프로젝트는 1인 개발 후 런칭했는데, 실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프로젝트를 빌딩하는 과정이 굉장히 신선했다. 자세한 정보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3. 4학년 1학기 수료

 
2023년도 상반기에 크래프톤 정글을 다녀오기 위해 한 학기 휴학을 했고, 2023년 8월 17일에 수료 후 2023년도 하반기에 4학년 1학기로 복학했다. 이번 학기는 이전까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동기들은 거의 졸업 준비를 앞둔 터라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도 없이 혼자 다녔다. 그래도 외롭지는 않았던게, 수업 시간 내내 프로젝트 하느라 너무 바빴다. 이번 학기에는 미뤄뒀던 교양으로 채운 터라 크게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며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번 공채마다 자소서를 작성하고 코테를 쳐야하는데 21학점을 수강하며 조별과제도 하고 과제도 하니까 너무 정신이 없었다. 자소서랑 코테에 제대로 집중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진정한 취업 준비는 내년이다. 이 경험들조차 나의 밑거름일 뿐이다.
 

4. 5해커톤, 1수상

 
2023년 2월 24일 4th 패스핵 - 참가
2023년 5월 19일 Glitch Hackathon - 참가
2023년 8월 18일 Junction Asia 2023 - 참가
2023년 11월 1일 SW Innovation 창업 해커톤 - 참가
2023년 11월 9일 ABB 해커톤 - 우수상
 
2023년 올해 동안 5번의 해커톤에 참여했고, 1개의 우수상을 받았다. 해커톤에 집착했다. "해커톤 수상"은 2023년 목표 중 하나였기에 반드시 이루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반은 오기였다. "남들이 받는 수상, 나라고 받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나. 나는 대단한 인재라는 것을 증명받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도전했다. 도전하고 실패할 때마다 마음이 부러질 것 같았지만 해커톤에서 보고 느끼고 배웠던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 다시 도전했다. "중요한 것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나의 좌우명을 곱씹으며 무너지지 않았다.
 
그리고 해커톤을 통해 마음이 맞는 동료들을 얻을 수 있었다. 해커톤이 끝났음에도 몇 명과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늘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에 나도 자극을 얻고 있다.
 
 

5. 겨울방학 현장실습 인턴 선발

 
2학기의 공채에는 모조리 서류컷을 당했다. 그러다 잊고있던 현장실습이 생각났고 마침 2차 모집기간을 앞두고 있던 터라 지원하게 되었다. "역시 부산엔 일할 곳이 없군.."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원하는 직무의 좋은 조건을 내세운 스타트업이 있어서 열심히 지원서를 작성하고 지원했다. 3대 16의 경쟁률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선발되었고, 결과적으로 현재 4일차 출근을 마친 상태이다.
 
아직 업무 투입 이전의 교육 단계 중이지만, 4일동안 스타트업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모든 직원 분들이 인턴들을 아껴주시고 잘 챙겨주신다. 빠르게 교육을 마치고 업무에 투입되어 도움이 되고 싶다. 4명의 인턴 동기들끼리도 친해지고 싶고, 직원분들과도 가깝게 지내고 싶다.
 
2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빨리 업무를 경험해보고 싶다.
 
 

2023년을 돌아보며

 
결과적으로 2023년은 이룬 것이 많은 해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뿌듯할 만큼 많은 것을 이루고 성과로 증명했다. 그러나 아직 만족해서는 안 된다. 실 개발자 풀에서 보기에 나는 아직 학부생따리일 뿐이고, 아는 것도 쥐뿔이라도 없다. 나는 아직 빌드업의 도중이다. 스스로를 믿고 계속해서 쌓아올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슬픈 일도 있었고, 살도 많이 찌고, 연애도 못 했고.. 안 된 일도 분명 있지만.. 그래도 나는 분명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거라 믿는다.
 
개발 외적으로는.. 크래프톤 정글에서 거의 안 움직이고, 과자 많이 먹고, 운동도 제대로 안 해서 몸무게가 10kg가 불었다. 심지어 수료 후 부산에 돌아와서도 먹는 습관이 나아지질 않아 3kg 더 쪘다. 현재는 신년을 맞아 좋은 시설의 헬스장에 등록하여 열심히 다니는 중이다! 그리고 스팀 게임을 즐기게 되었다. 취미도 없이 유튜브랑 웹툰만 보다가 예전에 묵혀뒀던 파크라이4를 제대로 시작했다. 너무 재밌다. 파크라이4를 마친 후 현재는 위처3를 신나게 즐기는 중이다! 칼취업하는 동기들을 보면 부럽고 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심지어 초대기업을 간 친구도 있다. 반 년 안에 따라가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중요한 것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결론

2023년도 잘한 점

  • 크래프톤 정글 수료
  • 4학년 1학기 수료
  • 해커톤 우수상 1회
  • 프로젝트 3개
  • 개발자 네트워킹 참여
  • 겨울방학 현장실습 선발

2023년도 못한 점

  • 살 너무 많이 찜
  • 운동 게을리 함
  • 협업을 못 해봄
  • 해커톤 실패 4회
  • 공채 모조리 서류컷
  • 돈을 막 씀